<절세컬럼> 이혼으로 한번 죽고, 세금으로 두 번 죽는다.

김선홍 세무사l승인2020.02.06l수정2020.02.1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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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을 두다보면 묘수를 써서 이기는 것보다 악수를 써서 지는 경우가 더 많다. 이 말은 꼭 바둑에만 해당되지는 않는 것 같다.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인생도 묘수로 성공하기 보다는 악수로 실패라는 일이 허다하다. 그리고 자신은 묘수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상은 악수를 연발하는 경우도 많다. 충분한 준비와 능력이 기본이 되지 않는 묘수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묘수를 쓰려다가 악수를 쓰고 도리어 나쁜 역효과를 가져오는 일이 더 많기 때문이다. 얄팍한 꾀를 생각해 내서 반복해 쓰다보면 나중에는 그 꾀에 자신이 당하게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필자는 어떤 분과 상담을 하게 되었다. 그 분은 아파트 두 채와 오피스텔, 상가 등 여러 부동산을 소유하신 부동산 부자셨다. 그 분의 얘기를 요약해 보면 작년에 아내와 이혼하면서 아이들을 아내가 부양하는 조건으로 아파트 한 채와 상가의 소유권을 아내 명의로 이전해 주셨다고 한다. 그 분 생각으로는 매매를 한 것도 아니고, 대가를 받고 소유권을 넘겨준 것도 아니고, 증여를 한 것도 아니여서 세금을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셨다. 또한 본인 생각이 옳다고 여겨 세무사와 상담도 하지 않으시고 세금도 신고·납부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이혼한지 1년이 지난 얼마 전 세무서로부터 약 2억원에 상당하는 양도소득세 고지서를 받게 되셨다. 그 분은 생각지도 않았던 거액의 세금으로 당황하기도 하고 너무 놀라서 이것저것 알아보시다가 결국 상담하러 오신 것이다.

요즘 들어 사회적으로 이혼하는 부부가 많이 늘고 있는데 이때 위자료 명목으로 넘겨주는 부동산에 대해서 소유권 이전등기를 잘못하면 위의 경우와 같이 거액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혼위자료로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는데 대해 세법에서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경우로 취급을 달리하고 있다. 먼저 등기원인을 “이혼위자료 지급”으로 하는 경우인데, 세법에서는 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하거나 법원의 확정판결에 의하여 일정액의 위자료를 지급하기로 하고 동 위자료 지급에 갈음하여 당사자 일방이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하여 주는 것은 그 자산을 양도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전하여 주는 부동산이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인 경우에는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다만, 이전하여 주는 부동산이 1세대 1주택으로써 비과세 요건을 갖춘 때에는 등기원인을 위와 같이 하더라도 양도소득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등기원인을 “재산분할청구에 의한 소유권 이전”으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민법 제 839조의 2에서 규정하는 재산분할청구로 부동산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이다. 이는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공동재산을 이혼으로 인하여 이혼자 일방이 당초 취득시부터 자기 지분인 재산을 환원 받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양도 및 증여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등기원인을 위와 같이 하면 양도소득세 및 증여세를 부담하지 않고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다.

세 번째로 등기원인을 “증여”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배우자로부터 증여를 받을 때에는 6억원까지 증여세가 공제되므로 부동산 가액이 6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등기원인을 증여로 하더라도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다만 이때에는 이혼을 하기 전에 증여를 해야 하며, 이혼을 하고 난 후에 증여를 하게 되면 배우자가 아닌 타인으로부터 증여를 받는 것이 되어 증여세가 과세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때때로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의 잘못된 처방으로 인하여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앞서 상담하신 분도 이혼이라는 문제를 정확히 알고는 있었지만 소유권이전 등기원인을 “이혼위자료 지급”으로 하는 우를 범함으로써 거액의 세금을 부담하게 되었다. 이처럼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문제를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문제에 대해 올바른 처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이 제대로 모르는 분야의 일이면서도 자신이 직접 하는 쪽이 비용도 줄이고 이익일 것이라 생각하거나, 인터넷에서 얻은 일반적인 지식을 신념처럼 믿고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에게 손해가 될 확률이 크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들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유익하다. 그것이 전문가의 손이 필요한 것이라면 더욱 더 그러하다.


김선홍 세무사  air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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